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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꺼내놓기 민감한 사안이라면 모두가 꺼리고 피하기 마련이다. 이 영화 '스포트라이트'는 '보스턴 글로브'지에서 가톨릭 보스턴 교구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취재하고 보도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몇 번의 시도가 있었지만, 매번 묵살되고 감춰져만 왔던 이야기를 세상에 보도하기까지 긴박하고 가슴 졸이는 순간들이 그려진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을 향한 회유와 위협 모두 이겨내고 세상이 이 믿기지 않는 이야기를 폭로하기로 한다.
하지만 예상하듯 이러한 민감한 사안은 보도하기 쉽지 않으며, 그 과정에는 여러 사람들의 노력과 결단이 필요했다. 물론 그러한 자신들의 피해사실, 다시는 꺼내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꺼내어 놓은 피해자들부터 기자라는 사명감으로 정치인, 종교인들에게 오는 사회적인 압박, 직업적인 압박을 모두 이겨내며 준비하는 과정에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된다.
모든 것은 쉽지 않다. 지역의 토박이인 해당 기사 팀장은 자신의 지인들은 물론 자신이 다니는 성당 교구의 사람들에게 회유 시도를 당하게 되고,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자 협박도 받게 된다. 또 다른 기자는 조사 중에 발견한 사건 현장(교구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쉼터)이 자신의 집 근처에 있는 것을 알게 되고, 사랑하는 가족에게 사실을 제대로 털어놓지 못하며 아이들이 피해를 당하지는 않을지 밤잠을 설친다. 또한 상당한 믿음으로 한평생 성당을 성실히 다녀온 할머니에게 충격적인 사실을 기사를 통해 전해야 하는 손녀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가족을 바라본다.
하지만 그들이 낸 용기, 이 폭로는 거대한 사건의 시작이 되며 보도 이후로 용기를 내어 자신의 피해사실을 추가적으로 고발하는 이들의 전화가 끊임없이 이어 진다. 뭔가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렇게 많은 피해자가 존재한다는 것에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 그렇게 어렵사리 진실을 밝혔지만 안타깝게도 아직까지도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교구의 사제들은 처벌을 피한 채 여전히 교구를 옮겨다닌다고 한다.
영화 엔딩 크레딧에 범죄를 저지른 수많은 교구의 수많은 사제들의 이름이 나오는데 좀처럼 끝이 나지 않는다. 그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른 실상이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더구나 상처받은 아이들, 가정에서 잘 사랑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골라 접근했다는 사실에 종교인으로 어찌 그러한 도덕적 사상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되지 않을 뿐이다.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답답하지 않고 통쾌했던 순간은 이 '보스턴 글로브'지의 데스크에서 이 기사를 묵살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누군가의 힘에 의해 또 한 번 감춰질 수도 있었을 텐데 다행히도 그들은 이 팀을 지지해주고 응원해줬다.
영화에서 보도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만 같아, 지켜보는 내내 함께 보도의 순간을 기다려왔다. 그런데 역시 현실은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그들의 어려운 결심과 노력 끝에 세상에 빛을 보게 한 그 현실은 여러 사람들에 의해 여전히 가려지고, 왜곡되려 한다.그런 현실을 영화 속에서 희망적으로 그리기보다 사실 그대로를 안내해서 답답하면서도 안타까웠다. 그저 가슴 아프고 답답한 현실을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데 기여한 것에 만족해야 하나 싶다.
영화 속의 기자 역할을 맡은 배우들은 정말 싶을 정도로 각기 자신의 배역에 충실했다. 특히 '마크 러팔로' 배우의 연기는 기자들의 습관, 행동 등을 너무나 잘 표현해서 실제 기자가 보고 칭찬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처음에 '어벤저스'나 '나우 유 씨 미' 등을 통해 가벼운 모습을 접하다가 '다크 워터스'나 이 영화와 같이 실화를 기반한 영화에서 그 캐릭터에 오롯이 빠져드는 모습을 보며, 진지한 영화에서 그의 연기가 더 잘 표현되는 훌륭한 배우임을 또 한 번 느끼게 되었다.
2016년 작품인 이 영화, 스포트라이트는 극장에서 본 순간 너무 좋은 영화였다고 느꼈고 이후 영화 채널에서 종종 방영해 줄 때도 다시 보게 되는 그런 영화다. 사실 한 번 본 영화는 잘 보지는 않는 편이었는데, 요즘은 그 패턴이 바뀌어 좋은 영화는 또 봐도 새롭고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배우들의 명 연기와 함께 내용도 너무 좋은 '스포트라이트'! 한번씩 보기를 권해드린다. 실화 기반의 가슴 답답한 우리의 과거, 그리고 현재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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