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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육이는 초록 화분을 집과 회사에 들여올 때부터 너무 귀여워 하나 둘 데려오며, 내게 꾸준한 관심을 받는 아이이기도 하다. 그냥 던져놔도 잘 자랄 줄 알았던 다육이는 아주 섬세하여 생각보다 키우기 어려웠고, 매번 잘 성공하지 못한 채 수없이 많은 좌절을 안겨줬다. 그 덕에 한동안은 새로운 생명을 죽일 수 없어 구경만 할 뿐, 데려올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나마 보유하고 있던 다육이들도 최소한의 삶만 영유할 수 있도록 도울 뿐이었다. (관심을 둘수록 죽는 것 같아 최소한의 관심만 줬다)

그러던 중, 사무실 이사로 인해 다시 집으로 데려와야만 했던 상황과 시골집 카페에서 우연히 얻어오게 된 다육이 잎들로 인해 나의 나의 다육이 사랑? 집착이 다시금 시작되었다. 잘 키워보고 싶다. 잎꽂이를 통해 자구가 생기게 해 보고 싶고, 그래서 새로운 하나의 아이로 키워보고 싶어졌다. 가능할까?

* 자구 : 다육이잎에서 난 뿌리 근처에 새롭게 생기는 또 하나의 다육이, 다육이잎을 모체라 하고 자구가 생성되면 점점 모체가 쭈글해지면 말라간다고 한다.


일단 무심히 던져두기로 했다. 최소한 흙 위에는 던져둬야 할 것 같아서 예전에 죽은 다육이의 화분 위에 그냥 무심하게 올려두었더니 며칠 만에 뿌리가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이것이 다육이와의 설렘의 또 다른 시작이었다.

이번에는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심어주었으나, 그런데 그것이 끝이었다. 몇 주째 이 상태다. 뿌리가 조금씩 자라는 것인지 눈에 띄게 확인이 되지는 않는다. 그리고 회사에서 옮겨오며 떨어진 잎들을 함께 두었는데, 점점 쭈글쭈글해지고 뿌리는 생기지 않는 것을 보아 생장점이 다친 아이들이거나 혹은 그냥 떨어지는 잎이었나 보다.


뿌리가 날 생각은 안 하고 꽃잎이 쭈글 해지는 것을 보니 좌측은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것 같고, 시골에서 가져온 우측 아이들은 이렇게 뿌리가 났다. 실뿌리이고 더 자라는 것 같지 않아 보이지만 일단 뿌리내리는 데까지는 성공한 것 같아 설레었었다. 물론 더 이상의 진척이 없자 곧 실망과 걱정이 생겼지만 말이다.


일단 뿌리가 길게 난 잎 2개를 꾹 작은 화분에 심어주었다가, 이내 다시 살포시 꺼냈다. 인터넷을 검색할수록 조언들이 다 달라 뭐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더 흙 위에 올려두고 다이소에서 상토나 다육이 전용 흙을 구입해 와야겠다 싶었다. 그동안은 너무 흙을 신경 써주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 상토 : 가볍고 양분이 풍부한 흙으로 씨앗 파종에 좋은 흙. 한 달 정도 후에는 양분을 보충해줘야 한다고 한다.


다시금 일단 거친 흙 틈 위에 올려두고 새로운 흙을 사서 뿌리가 잘 내릴 수 있게, 자구가 생길 환경을 만들어주기로 한다. 흙이 문제였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아직 뿌리를 내릴 생각을 하지 않는 아이들은 한 곳으로 모아, 좀 더 지켜볼 예정이다. 물론 다육이 전용 흙이나 상토를 구입해 오면 함께 교체해 줄 예정이다. 그리고 다른 카페 글을 보다 보니, 잎꽂이를 위해서는 다육이 잎을 뒤집어 줘야 한다는 글도 있어서 일단 모두 뒤집어줘 본다.

일단 성공한다는 방법은 다 동원해 볼 예정이다. :) 잎에서 새로운 자구가 나오는 것을 꼭 보고 싶다. 성공해보고 싶다. 다음에 성공 후기를 올리면서 [다육이 잘 키우는 방법]에 대해 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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